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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RA, QA, QC 83

시험소와의 커뮤니케이션, 의료기기 규제 담당자의 첫 번째 미션

의료기기 규제 업무에서 시험소와의 의사소통은 단순한 외주 관리가 아닙니다. 시험 결과는 인허가의 기반이며, 그 결과의 해석과 대응은 규제 담당자의 책임입니다. 특히 해외 시험소와 협업하는 경우, 언어뿐 아니라 시험 진행 방식, 비용 집행 절차, 용어의 해석까지 모든 요소에서 혼선이 발생할 수 있기에 보다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가장 흔한 오해는 ‘시험이 완료되었다’는 표현입니다. 이는 시험 자체가 물리적으로 종료되었음을 의미할 수 있으나, 합격 판정이 났다는 의미와는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험소로부터 받은 표현이 실제로 어떤 상태를 의미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가능하다면 시험 착수일, 완료일, 결과 산출일 등 단계별 일정을 명확히 문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험비 납부와 성적서..

의료기기 개발과 품질관리, 맹자의 ‘활과 갑옷’ 비유로 읽다

의료기기 산업에서 설계·개발(R&D)과 품질 및 규제(RA/QA)는 서로 다른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듯 보이지만, 결국 하나의 방향, 즉 환자의 안전과 치료 효과라는 궁극적인 목적을 공유합니다. 이 관계를 고대 철학자인 맹자의 비유를 통해 다시 조명해보면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맹자는 『맹자』에서 “화살을 만드는 사람은 사람이 상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갑옷을 만드는 사람은 사람이 다칠까 걱정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겉보기에 같은 ‘무기 관련 직업’이라도 내면의 목적과 윤리적 태도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이 비유를 현대 의료기기 분야에 적용해 보면, 화살 만드는 사람은 설계·개발 엔지니어, 갑옷 만드는 사람은 RA 및 QA 인력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개발자는 제품이 의도한 기능을 충실히 ..

의료기기 제조소의 불편한 진실과 규제의 역할

의료기기는 인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제품인 만큼, 그 안전성과 유효성 확보는 생명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마주하는 현실은 때때로 제도의 취지와는 상당한 괴리가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제조업체에서는 중국 등 해외 저가 제조소에서 제품을 들여온 뒤, 자사 제품인 것처럼 포장과 라벨을 바꾸는 이른바 ‘택갈이’ 행위가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행위는 명백한 위법이며, 의료기기법과 GMP(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기준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입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RA(규제 인허가)팀이 이러한 제품의 개발 히스토리를 '창작'하여 문서를 작성한다는 점입니다. 임상적 근거, 설계 변경 이력, 품질관리 체계 등 의료기기의 안전성과 성능을 보장하기 위한 핵심 정..

의료기기 제조현장의 품질관리, 법 기준과는 너무도 먼 현실

의료기기 제조는 단순한 생산 활동이 아닌 국민 건강과 직결된 공공적 책무를 수반하는 업무입니다. 이에 따라 의료기기 GMP 규정에서는 제조 및 품질관리 전반에 대해 명확하고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현장에서는 이를 형식적으로만 따르고, 실제 운영은 법령과 동떨어진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제조 및 품질관리 문서를 이중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실제 작업은 기준 없이 진행되고, 사후에 심사 대비용 서류를 따로 작성하는 방식으로, GMP의 핵심 원칙인 '정확하고 시의적인 문서화'에 명백히 위배됩니다. 이러한 관행은 제품의 품질 일관성을 저해하고, 심사 시 허위 문서 제출이라는 중대한 법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개발 단계에서 충분한 ..

안전을 지켜낸 한 사람의 결단 – FDA 프랜시스 켈시와 탈리도마이드 사태

196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임 의약품 심사관 프랜시스 올덤 켈시(Frances Oldham Kelsey)는 당시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결정을 내립니다. 유럽 전역에서 이미 널리 사용되던 진정제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의 미국 내 판매 승인을 거부한 것입니다. 이유는 단 하나, "안전성에 대한 충분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다수의 규제기관은 제약회사의 제출 자료를 기반으로 승인 여부를 결정했고, 업체의 영향력은 지금보다 훨씬 강력했습니다. 하지만 켈시는 회사가 제출한 데이터만으로는 임산부 및 태아에 대한 안전성을 확인할 수 없다고 보고, 반복적으로 보완자료를 요구했습니다. 특히 임상시험의 설계와 장기적인 부작용에 대한 평가, 그리고 ..

의료기기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규제 인식과 조직 운영의 균형

의료기기 산업은 인류의 건강과 직결된 분야인 만큼, 기술 개발 못지않게 규제 준수가 핵심 요소로 작용합니다. 그러나 일부 기업들은 규제를 단순히 피해야 할 장애물로 여기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해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의료기기 규제 준수는 단순히 법적 요건을 충족하는 수준을 넘어, 기업의 신뢰도와 제품의 안전성을 담보하는 기반입니다. 이에 대한 인식은 조직 내 전반에 걸쳐 공유되어야 하며, 특히 품질책임자와 대표이사의 의지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품질책임자가 실질적인 품질 시스템을 주도한다면, 대표이사는 규제 준수를 경영 철학에 통합해 전사적인 실행력을 이끌어야 합니다. 또한, 조직 설계 초기 단계에서 ‘사람이 먼저인가, 시스템이 먼저인가’에 대한 고민은 현실적인 딜레마..

의료기기 컨설팅, 제대로 활용하려면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

의료기기 산업에서 규제 준수는 필수적이며, 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많은 기업이 컨설팅을 활용합니다. 그러나 컨설팅을 받는다고 해서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의료기기 규제 컨설팅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사항을 고려해야 합니다. 먼저, 의료기기 RA(규제업무) 담당자들은 이미 일정 수준의 규제 지식을 갖추고 있으며, 컨설팅을 통해 기본적인 교육을 받기보다는 특정 분야에서 도움을 받거나 절차를 단축하고자 합니다. 따라서 컨설팅을 의뢰할 때는 내가 어떤 부분에서 도움이 필요한지 명확히 정의하고, 이를 충족할 수 있는 컨설팅 회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컨설팅 회사의 역량이 천차만별입니다. 일부 컨설팅 회사는 경험이 풍부한 메인 컨설턴트를 내..

의료기기 컨설팅 의뢰 시 고려해야 할 사항

의료기기 인증은 복잡한 규제 절차와 다양한 요구사항을 충족해야 하는 과정입니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이 전문 컨설팅 업체의 도움을 받아 보다 효율적으로 인증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컨설팅을 의뢰할 때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다음과 같은 사항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우선, 컨설팅 업체가 시험 의뢰까지 지원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일부 업체는 문서 작성과 인증 전략 수립에 집중하는 반면, 시험 기관 선정 및 시험 진행을 직접 도와주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의료기기의 경우, 제품 특성에 따라 적합한 시험 항목과 기관을 신중하게 선정해야 하므로, 시험 의뢰를 포함한 지원 범위를 명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계약 범위에 보완자료 대응이 포함되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인증 과정에서 ..

의료기기 컨설팅, 어디까지가 적절한 역할인가?

의료기기 산업에서 컨설팅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제품 허가, 품질 관리, 임상시험, 해외 진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컨설팅의 개념과 역할에 대한 오해가 많아, 컨설팅 업체와 제조사 간 기대 수준의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컨설팅은 기본적으로 제조사가 수행해야 할 업무를 지원하는 역할을 합니다. 해외에서는 계약서에 명시된 산출물(output)을 제공하는 것이 컨설팅의 핵심이며, 이를 통해 고객이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습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컨설팅을 단순한 ‘업무 대행’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으며, 일부 컨설팅 업체 또한 이를 오용해 모든 업무를 대신 처리해주겠다고 약속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 컨설팅 업체가 모든 허가 ..

의료기기 RA 직무 면접: 주요 질문과 효과적인 대응 전략

의료기기 규제업무(RA, Regulatory Affairs) 직무 면접에서는 지원자의 실무 경험과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질문이 주를 이룹니다. 특히, 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질적인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면접에서는 단순한 이론적 답변보다 실제 경험을 기반으로 한 논리적인 대응이 중요합니다. 첫째, 의료기기의 위험관리 수행 경험에 대한 질문이 많습니다. 이는 ISO 14971(의료기기 위험관리)에 근거하여 각 단계별 리스크 평가 및 완화 조치를 어떻게 수행했는지를 묻는 것입니다. 단순히 위험을 식별하는 것뿐만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이를 줄이고 문서화했는지, 그리고 사후관리(Post-Market Surveillance)까지 고려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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