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의료기기/RA, QA, QC 88

의료기기 인허가가 늦는 진짜 이유는 'RA'가 아닙니다

의료기기 인허가가 늦어져 제품 출시 타이밍을 놓쳤을 때, 가장 먼저 지목되는 부서는 RA(규제 인허가)팀입니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현상일 뿐, 실제 문제는 훨씬 복합적이고 시스템적인 구조에 기인합니다. 인허가 지연의 진짜 원인을 짚고 넘어가야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RA는 개발팀이 제공한 기술문서를 바탕으로 업무를 수행합니다. 그러나 개발팀은 문서 작성이 본연의 역할이라기보다는 부수적 업무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객 커스터마이징 대응, 기능 개선, 일정 압박 속에서 문서화는 늘 후순위로 밀립니다. 이는 단순한 게으름이 아닌 구조적인 인력 부족과 우선순위 충돌의 문제입니다. 대표는 인력 충원을 요청받지만, 영업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결단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영업..

의료기기 RA/QA, 사업을 막는 부서인가 추진하는 부서인가?

RA(인허가)와 QA(품질보증) 업무는 의료기기 산업에서 단순한 규제 준수의 역할을 넘어, 기업의 사업 전략과 개발 방향성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포지션입니다. 많은 이들이 RA/QA를 ‘규제의 문지기’라고만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규제라는 틀 안에서 기업의 의도와 목표를 실현시키는 ‘전략적 조력자’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의료기기 제조업의 경우, 규제기관(예: 식약처)은 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 확보를 우선시하기 때문에, 변화가 생기면 가능한 한 변경허가(또는 신고)로 유도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기관의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으나,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비용·시간 모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RA는 법적 테두리 내에서 제품의 핵심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원활히 인허가..

의료기기 RA 신입 면접 준비 전략

RA(규제업무, Regulatory Affairs) 직무는 의료기기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고 허가를 획득하기 위한 규제 전략을 수립·운영하는 핵심 부서입니다. 특히 신입 지원자의 경우, 직무 이해도와 학습 의지가 평가의 중요한 척도가 됩니다. 면접 준비 시 고려할 점들을 전문가 관점에서 정리하였습니다. 우선 지원하는 회사의 비전과 핵심 가치, 의료기기 분야에서의 주요 제품군과 기술 방향을 충분히 숙지해야 합니다. 단순히 회사의 연혁이나 제품명을 외우는 것보다, 제품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와 해당 기술이 의료 현장에서 갖는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 위해 회사가 보유한 제품의 기술문서, 허가 정보(식약처 허가 정보, 해외 인증 등), 관련 임상자료를 사전에 살펴보는 것이 유익합니다. 또한 R..

의료기기 심사원 채용시 주의사항

의료기기 심사원은 단순히 제품의 허가 여부를 판단하는 기술자가 아닙니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되, 동시에 제조사와 사용자의 입장을 함께 이해하고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최근 채용 과정에서 규제의 강제성과 기술적 심사 자체에만 흥미를 느끼는 인재들이 종종 지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각은 의료기기 심사 업무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의료기기 심사는 '규제 중심'이 아니라 '고객 중심'이어야 합니다. 여기서 고객이란 단순히 제조사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의료진과 궁극적으로는 환자 모두가 고객입니다. 이들의 안전과 편의, 신뢰를 고려하지 않고 규제의 잣대만 들이대는 태도는 오히려 규제기관의 신뢰를 저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의료기기 산업은..

신입 의료기기 RA 채용이 어려운 이유와 현장의 현실

최근 의료기기 업계에서는 Regulatory Affairs(RA, 인허가) 직무의 신입 채용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경기 불황이나 인력 부족 때문만이 아니라, RA라는 직무 특유의 성격과 현장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의료기기 인허가 업무는 규정의 해석, 문서 작성, 기관과의 커뮤니케이션, 기술 문서에 대한 이해 등 전문성과 책임감을 요하는 업무입니다. 그러나 많은 신입 구직자들이 이 직무의 본질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오피스 기반의 루틴 업무’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결과, 현업에서는 ‘일은 못하지만 권리는 많이 주장하는’ 신입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누군가를 가르칠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인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고, 신입 ..

시험소와의 커뮤니케이션, 의료기기 규제 담당자의 첫 번째 미션

의료기기 규제 업무에서 시험소와의 의사소통은 단순한 외주 관리가 아닙니다. 시험 결과는 인허가의 기반이며, 그 결과의 해석과 대응은 규제 담당자의 책임입니다. 특히 해외 시험소와 협업하는 경우, 언어뿐 아니라 시험 진행 방식, 비용 집행 절차, 용어의 해석까지 모든 요소에서 혼선이 발생할 수 있기에 보다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가장 흔한 오해는 ‘시험이 완료되었다’는 표현입니다. 이는 시험 자체가 물리적으로 종료되었음을 의미할 수 있으나, 합격 판정이 났다는 의미와는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험소로부터 받은 표현이 실제로 어떤 상태를 의미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가능하다면 시험 착수일, 완료일, 결과 산출일 등 단계별 일정을 명확히 문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험비 납부와 성적서..

의료기기 개발과 품질관리, 맹자의 ‘활과 갑옷’ 비유로 읽다

의료기기 산업에서 설계·개발(R&D)과 품질 및 규제(RA/QA)는 서로 다른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듯 보이지만, 결국 하나의 방향, 즉 환자의 안전과 치료 효과라는 궁극적인 목적을 공유합니다. 이 관계를 고대 철학자인 맹자의 비유를 통해 다시 조명해보면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맹자는 『맹자』에서 “화살을 만드는 사람은 사람이 상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갑옷을 만드는 사람은 사람이 다칠까 걱정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겉보기에 같은 ‘무기 관련 직업’이라도 내면의 목적과 윤리적 태도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이 비유를 현대 의료기기 분야에 적용해 보면, 화살 만드는 사람은 설계·개발 엔지니어, 갑옷 만드는 사람은 RA 및 QA 인력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개발자는 제품이 의도한 기능을 충실히 ..

의료기기 제조소의 불편한 진실과 규제의 역할

의료기기는 인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제품인 만큼, 그 안전성과 유효성 확보는 생명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마주하는 현실은 때때로 제도의 취지와는 상당한 괴리가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제조업체에서는 중국 등 해외 저가 제조소에서 제품을 들여온 뒤, 자사 제품인 것처럼 포장과 라벨을 바꾸는 이른바 ‘택갈이’ 행위가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행위는 명백한 위법이며, 의료기기법과 GMP(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기준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입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RA(규제 인허가)팀이 이러한 제품의 개발 히스토리를 '창작'하여 문서를 작성한다는 점입니다. 임상적 근거, 설계 변경 이력, 품질관리 체계 등 의료기기의 안전성과 성능을 보장하기 위한 핵심 정..

의료기기 제조현장의 품질관리, 법 기준과는 너무도 먼 현실

의료기기 제조는 단순한 생산 활동이 아닌 국민 건강과 직결된 공공적 책무를 수반하는 업무입니다. 이에 따라 의료기기 GMP 규정에서는 제조 및 품질관리 전반에 대해 명확하고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현장에서는 이를 형식적으로만 따르고, 실제 운영은 법령과 동떨어진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제조 및 품질관리 문서를 이중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실제 작업은 기준 없이 진행되고, 사후에 심사 대비용 서류를 따로 작성하는 방식으로, GMP의 핵심 원칙인 '정확하고 시의적인 문서화'에 명백히 위배됩니다. 이러한 관행은 제품의 품질 일관성을 저해하고, 심사 시 허위 문서 제출이라는 중대한 법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개발 단계에서 충분한 ..

안전을 지켜낸 한 사람의 결단 – FDA 프랜시스 켈시와 탈리도마이드 사태

196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임 의약품 심사관 프랜시스 올덤 켈시(Frances Oldham Kelsey)는 당시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결정을 내립니다. 유럽 전역에서 이미 널리 사용되던 진정제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의 미국 내 판매 승인을 거부한 것입니다. 이유는 단 하나, "안전성에 대한 충분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다수의 규제기관은 제약회사의 제출 자료를 기반으로 승인 여부를 결정했고, 업체의 영향력은 지금보다 훨씬 강력했습니다. 하지만 켈시는 회사가 제출한 데이터만으로는 임산부 및 태아에 대한 안전성을 확인할 수 없다고 보고, 반복적으로 보완자료를 요구했습니다. 특히 임상시험의 설계와 장기적인 부작용에 대한 평가, 그리고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