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임 의약품 심사관 프랜시스 올덤 켈시(Frances Oldham Kelsey)는 당시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결정을 내립니다. 유럽 전역에서 이미 널리 사용되던 진정제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의 미국 내 판매 승인을 거부한 것입니다. 이유는 단 하나, "안전성에 대한 충분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다수의 규제기관은 제약회사의 제출 자료를 기반으로 승인 여부를 결정했고, 업체의 영향력은 지금보다 훨씬 강력했습니다. 하지만 켈시는 회사가 제출한 데이터만으로는 임산부 및 태아에 대한 안전성을 확인할 수 없다고 보고, 반복적으로 보완자료를 요구했습니다. 특히 임상시험의 설계와 장기적인 부작용에 대한 평가, 그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