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인허가가 늦는 진짜 이유는 'RA'가 아닙니다
의료기기 인허가가 늦어져 제품 출시 타이밍을 놓쳤을 때, 가장 먼저 지목되는 부서는 RA(규제 인허가)팀입니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현상일 뿐, 실제 문제는 훨씬 복합적이고 시스템적인 구조에 기인합니다. 인허가 지연의 진짜 원인을 짚고 넘어가야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RA는 개발팀이 제공한 기술문서를 바탕으로 업무를 수행합니다. 그러나 개발팀은 문서 작성이 본연의 역할이라기보다는 부수적 업무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객 커스터마이징 대응, 기능 개선, 일정 압박 속에서 문서화는 늘 후순위로 밀립니다. 이는 단순한 게으름이 아닌 구조적인 인력 부족과 우선순위 충돌의 문제입니다.
대표는 인력 충원을 요청받지만, 영업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결단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영업 역시 인허가가 늦어 제품을 제때 시장에 내놓지 못하면 실적을 내기가 어렵습니다. 어느 부서의 잘못도 아닌, 각자의 사정만이 반복될 뿐입니다. 결국 이 악순환은 한 가지 질문으로 모입니다. "우리 회사는 의료기기 제조사로서 제품 출시를 위한 내부 프로세스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RA는 독립적으로 일할 수 없습니다. 인허가는 RA의 책임이지만, RA만으로는 절대 달성할 수 없는 협업의 결과물입니다. 기술문서의 준비, 임상자료 확보, 시험 성적서 정리, 품질문서와의 정합성 등은 모두 각 부서의 역할과 책임이 연결되어야만 가능해집니다.
이제는 인허가 지연을 특정 부서의 책임으로 돌리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사내 전 부서가 '인허가 주도형 개발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초기 단계부터 RA와의 긴밀한 협업 체계를 구축해야만 제품 출시 타이밍을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RA는 마지막 주자가 아니라, 첫 발걸음을 함께 내딛는 파트너입니다.
3줄 요약
1. 의료기기 인허가는 RA 혼자 책임질 수 없는 전사적 협업의 결과물입니다.
2. 인허가 지연은 개발 일정, 문서화, 인력 부족 등 복합 요인에서 발생합니다.
3. 초기 개발 단계부터 RA와 협업하는 인허가 중심 프로세스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