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의료기기 RA 채용이 어려운 이유와 현장의 현실
최근 의료기기 업계에서는 Regulatory Affairs(RA, 인허가) 직무의 신입 채용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경기 불황이나 인력 부족 때문만이 아니라, RA라는 직무 특유의 성격과 현장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의료기기 인허가 업무는 규정의 해석, 문서 작성, 기관과의 커뮤니케이션, 기술 문서에 대한 이해 등 전문성과 책임감을 요하는 업무입니다. 그러나 많은 신입 구직자들이 이 직무의 본질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오피스 기반의 루틴 업무’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결과, 현업에서는 ‘일은 못하지만 권리는 많이 주장하는’ 신입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누군가를 가르칠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인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고, 신입 교육에 필요한 리소스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실무 속에서 부딪히며 배우는 문화는 점점 사라지고 있으며, ‘친절하게 알려주지 않으면 괴롭힘’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도 부담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의료기기 인허가는 각국의 규정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실제 허가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수에 대한 빠른 대응력이 필요합니다. 경험이 없는 신입에게는 이 부분이 막연하게 느껴지기 쉽고, 회사 입장에서도 허가 일정 지연이라는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신입을 육성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물론 모든 신입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스스로 규정을 찾아 공부하고, 질문에 앞서 사고를 거치는 태도를 가진 지원자들은 현장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받습니다. RA 직무는 언어능력, 논리적 사고력, 책임감, 꼼꼼함 등 다양한 역량이 복합적으로 요구되는 분야이므로, 이러한 자질을 갖춘 신입에게는 오히려 더 많은 기회가 열려 있습니다.
결국 RA 직무의 신입 채용이 어려운 것은 인재의 부재라기보다는, 현장과 신입 간의 인식 차이와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결과입니다. 업계 전반에서 실무에 기반한 교육 체계를 정립하고, 신입에게는 직무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실질적 준비가 병행되어야 할 시점입니다.
의료기기 RA는 단순한 규정 적용을 넘어서, 기업의 제품 전략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결정짓는 핵심 업무입니다. 이 중요한 분야에 더 많은 인재들이 의미 있는 방식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산업과 교육, 그리고 구직자 모두의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