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관리] 의료기기 기록관리에서 수기 기록이 여전히 필요한 이유
의료기기 제조 현장에서 장비점검표의 ‘○’ 하나는 단순한 표시가 아닙니다. 그것은 품질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기록의 증거입니다. 최근에는 많은 현장이 효율을 이유로 엑셀이나 전산 점검표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클릭 한 번으로 ‘○’를 찍고, 자동 저장되며, 수치 분석까지 가능한 전자 방식은 분명 매력적입니다. 그러나 ISO 13485 심사에서 중요한 것은 ‘편리성’이 아니라 ‘기록의 신뢰성’입니다.
수기로 작성된 점검표는 번거롭지만, 그 자체로 변경 불가성(immutability) 을 담보합니다. 볼펜 자국 하나, 서명 필체 하나가 ‘누가, 언제, 무엇을 했는가’를 자연스럽게 남깁니다. 반면 엑셀 파일의 셀은 손쉽게 수정 가능합니다. 변경이력이나 접근권한 관리가 미비하다면, 이는 곧 “기록의 진정성(integrity)”에 대한 의심으로 이어집니다. ISO 13485의 4.2.5항은 기록의 보호와 변경 이력 관리를 명확히 요구하고 있으며, 단순히 “누가 입력했는지 모르는 전자파일”은 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물론 전자기록이 모두 부적합은 아닙니다. 전자서명, 접근제어, 변경로그, 백업 절차가 체계적으로 운영된다면 전자기록 역시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엑셀 파일로 동그라미를 드래그했다’는 수준에서 대부분의 관리가 끝난다는 점입니다. 이런 경우 심사원은 ‘기록의 무결성 확보 미흡’으로 경미 부적합을 지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수기 기록은 느리지만 안전합니다. 전산기록은 빠르지만, 통제되지 않으면 불안합니다. 품질시스템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라 신뢰입니다. 그리고 신뢰는 종이 위의 잉크처럼, 쉽게 지워지지 않아야 합니다.
3줄 요약
1. ISO 13485는 기록의 변경 이력과 무결성을 핵심으로 봅니다.
2. 단순한 엑셀 입력은 신뢰성 확보 측면에서 취약합니다.
3. 수기 기록은 여전히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품질 증거입니다.